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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서부

6. 샌프란시스코까지 1번국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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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8일 화요일이었다. 벌써 여행의 절반이 지나버렸다. 호텔에서 가볍게 조식을 마치고 바로 이동했다. 최종 목적지는 샌프란시스코지만, 중간중간에 몇몇 방문 포인트가 있다. 그 중 첫번째 목표는 페블비치였다. 여행 동료였던 대학 선배가 골프를 좋아하는데, 페블비치가 골프 명소이기 때문에 가고 싶다 하여 계획에 추가된 곳이다. 골프 쇼핑몰을 하시는 아버지께 여쭤봤을 때도, 명코스 중 하나라고 알려주셨다. 주변에 골프인이 많아도, 골프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가서 이곳저곳을 구경하다보니 꽤 재밌었다. 정갈하게 꾸민 정원의 느낌도 들었고, 중간중간에 있는 기념품 샵에도 이쁘장한 것들이 많았다. 무얼 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한 동료는 아버지께 드릴, 이니셜을 새긴 골프 가방 명찰을 구매하였다. 페블비치에서 구입한 골프용품이라면 그 어디서나 인정받을 것이기에 꽤나 의미 있는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페블비치

 

페블비치는 17마일 드라이브라는 코스에 속해있다. 아마도 17마일 길이의 드라이브 명소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었을 것이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한다. 차량 한 대당 10달러 정도의 입장료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코스에 들어온 이유는 페블비치 뿐이 아니라, 다양한 뷰포인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기대가 됐던 것은 론 사이프레스 (Lone Cypress)였다. 이미지로 보고 기대하게 되었는데, 기대했던만큼은 아니었지만 꽤나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인공적인 분위기가 나는 자연이었다.

외로운 나무 Lone Cypress. 절벽 끝쪽에 있는 나무가 그 외로운 나무다.

 

17마일 드라이브의 실 록 비치 (Seal Rock Beach)도 들러 바위에 올라가보기도 했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계속 나고, 끝없는 바다가 보이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상하게도 피곤해서인지 우리 셋 다 하이한 상태가 되어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바위 위에서 우끼끼 소리를 쳤다. 자연스럽게 다시 정신이 돌아오고, 목적지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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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록 비치에서의 내 뒷모습

 

17마일 드라이브에서 빠져나온 후, 50분정도 이동하여 산타크루즈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미리 조사해둔 햄버거집에 들러 식사 후, 가벼운 쇼핑을 하려 했다. 여기서 먹은 햄버거는 여행 중 두세번째로 맛있었던 햄버거였다. 하지만 사람이 상당히 없었기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식당인가 싶었다. 검색해보니, 산타크루즈에서만 활동 중인 햄버거 브랜드인 듯 하다. 맛있게 햄버거를 먹고, 근처에 있는 파타고니아 아울렛으로 갔다. 지금도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브랜드지만, 2020년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브랜드였다. 2024년 현재로 치면 스투시 느낌이었다. 그래서 티셔츠 하나 쯤은 건지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아울렛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입고 싶은 디자인은 없었다. 방문 전, 해당 매장의 리뷰를 보니 좋은 옷을 싸게 건졌다는 리뷰와 아무것도 없었다는 리뷰가 공존하였다. 아마 시기에 따라, 운에 따라 괜찮은 물건들이 있나보더라. 

파타고니아 아울렛

 

이제 1번 국도의 마지막 코스, 목적지는 샌프란시스코다. 두 시간을 조금 넘게 달려 랜즈 엔드 룩아웃 (Lands End Lookout)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북서쪽 끝에 있는 공원이었다. 100년도 더 전에 공중 목욕탕이었다는 폐허도 있고, 자연도 있고, 바다, 산, 건물이 모두 공존하는 특이한 뷰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랜즈 엔드 룩아웃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고, 앞에 있는 건물에서 기념품을 구매했다. 여행 내내 직장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무로 만든 컵받침 여러 개가 세트로 묶인 것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바로 구매했다. 컵받침은 모두 다른 그림이 있었는데, 대부분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의 바다 그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장의 사진에 바다, 산, 폐허, 건물이 공존한다.

 

날씨가 안 좋았기에 조금은 더 분위기 있는 사진 연출이 가능했다.

 

바로 앞에 있는 클리프 하우스 (Cliff House)에서 저녁을 먹었다. 일반적인 레스토랑이었기에, 평범한 양식 메뉴, 스테이크나 감자튀김 등을 판매한다. 아는 이름, 아는 재료로 구성된 메뉴를 주문하고 식사하면서 공간을 살펴보니 꽤나 익숙했다. 2016년 방문 시,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었기에 익숙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식사 후, 숙소에 들러 체크인 후 다시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트윈 피크스 (Twin Peaks)를 가기 위함이었다. 차를 타고 20분 쯤 이동했으려나. 주차 후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니,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트윈 피크스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의 야경

 

야경을 보며 낄낄대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2016년에 잠시 방문했던 샌프란시스코을 동경하며 살다가 드디어 내 돈으로 다시 방문한 순간이었다. 일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놀아보려 한다.

 

 

Betty Burgers · 505 Seabright Ave, Santa Cruz, CA 95062 미국

★★★★☆ · 햄버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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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 하우스 · 1090 Point Lobos Ave, San Francisco, CA 94121 미국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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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드 인 · 1475 Lombard St, San Francisco, CA 94123 미국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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