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6일, 우린 다 같이 늦게 일어났다. 아마도 7시 30분 쯤에는 일어나 여유 있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8시 30분쯤 일어났다. 급하게 씻고 움직였다. 서브웨이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하려 했으나, 한시간이나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바로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샌 하신토 산 (Mount San Jacinto)에 올라갈 계획이었다. 와그 같은 여행 플랫폼을 통해 미리 케이블 카를 예매하고 갔다. 당시 1인당 25달러 정도였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뷰부터 환상적이었다. 바위산, 나무산으로 둘러싸여있는 뷰는 장관이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티켓을 받으러 가서, 미리 인쇄한 예약한 내역을 보여주니, 직원이 아주 잘 뽑아왔다며 바로 발권을 도와주었다. 내가 이래서 여행 시에는 모든 예약에 대한 것을 인쇄해간다. 우리가 타는 케이블카 시간까지는 약 30분이 남았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매점의 핫도그를 세 개 샀다. 아주 아주 평범한, 소세지와 빵으로 구성된 허접한 핫도그였지만 매우 비쌌다. 현재 뉴욕의 물가와 비슷하달까. 그 당시 카드 기록을 보니, 2만원이었다. 핫도그 세개에 2만원. 가볍지만 비싼 식사 후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이 케이블카는 모두에게 평등한 뷰를 제공하기 위해, 천천히 자전한다. 산 방향도 보고, 탑승지 위치도 보고, 옆 쪽도 보게 된다. 동료들과 감탄을 연발하며, 서로 여기보라고, 저기 보라고 말했다.
산 정상에 도착하여 케이블 카에서 내리니, 바로 추워졌다. 슈퍼 파워 대문자 J인 나는 이미 날씨에 대해 조사했었고, 올라올 때 모두 외투를 챙겨왔다. 우린 바로 외투를 입었다. 주변 곳곳에 눈이 쌓여있었다.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마치 사진을 찍으라고 벤 듯한 나무가 보여, 우리는 각자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샌 하신토 산의 생태계에 대한 박물관도 있었다. 규모가 작고, 사람들도 관심을 갖진 않았지만 거기에 있기에 우린 들렀다. 귀여운 라쿤과 쥐 (?)의 모형이 있었다.
산 아래도 보고, 산도 보고, 슬슬 내려갈 때가 되었다. 적당히 볼 만큼 봤다. 언젠가 다시 또 오고 싶었다. 다행히, 지금 떠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는 아니었다. 점심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점심 식사 메뉴는 햄버거였다. 우리는 하루에 한 끼는 꼭 햄버거를 먹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모두 햄버거를 사랑하기도 하고, 햄버거의 본고장이니까 많이 먹어보자는 의미도 있었다. 계획의 왕이라 생각했는데, 큰 실수가 있었다. 이 날 점심 식사를 하려고 했던 햄버거 집이 쉬는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햄버거 집을 찾아봤다. 마침, 우리 일정에 맥도날드가 없었기에, 가까운 맥도날드로 이동하여 바로 식사했다. 한국에서 먹은 빅맥과 맛이 똑같았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어쩜 이리 맛이 똑같은지. 배도 채웠으니, 이제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LA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사인을 보러 이동했다.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 (Lake Hollywood Park)까지 두시간을 조금 넘게 이동했다. 앞에 작은 저수지가 있는 공원이었다. 공원 앞 차도에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불법 주차인지, 합법인지 애매했지만 군중 심리에 따라 빈 곳을 찾아 주차했다. 드넓은 공원에 우리의 적절한 자리를 찾아 돗자리를 깔았다. 혹시 몰라 돗자리를 챙겨 갔는데, 7박 8일 여행 중 이 날 하루만 썼다.
강아지를 데려와 산책하는 사람들, 친구나 애인과 자리잡고 쉬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잠시 여유를 느꼈다. 구글맵 타임라인을 통해 살펴보니, 우리는 40분 정도 공원에서 휴식을 취했다.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사인을 사진으로 담으려 방문한거지만, 쉬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함께 쉬고 있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원근법을 이용해 할리우드 사인을 손에 담은 사진도 찍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 LA의 마지막 코스를 찍으러 이동했다.
LA의 마지막 관광은 파머스 마켓이었다. 차를 타고 40분 정도 이동하니, 미국 본토의 시장이 있었다. 한입 먹으면 혈당 폭탄이 오를 것만 같은 음식들이 많이 보였다. LA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샵도 있고, 음식집도 많았다. 농/축산품 모두 구매할 수 있었기에 한국의 시장과 같았다.
저녁 식사를 알아보다가, 동양인이, 아니 딱 봐도 한국인같은 동양인들이 많이 줄 서있는 음식집을 발견했다. 우리도 자연스레 줄에 합류했다. 무얼 파는지도 몰랐지만, 대충 가게 이름을 보니 뭐시기 그릴이길래 고기구나 싶어서 줄섰다. 다른 한국인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TV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이시언이 식사한 곳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원하는 고기를 골라 담고, 그 무게로 가격을 책정하는 형태였다. 간판을 보니, 브라질식 고기인 것으로 추측 중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고, 가성비 있게 먹기 좋은 음식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앞 스타벅스에서 LA 컵을 산 후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산타바바라에 있었기에, 가는 길에 말리부를 지나가게 되어있다. 아이언맨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있을 만큼 아름다운 부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동하며 뷰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늦은 시간이었기에 바깥이 하나도 안 보였다. 우린 그냥 깜깜한 길을 두시간 정도 달렸다.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9시 30분이었다. 이번 숙소도 잠만 자고 떠나는 1박짜리 숙소였다. 바로 곯아 떨어졌다.
- 팜스프링스 맥도날드: https://maps.app.goo.gl/j4dzqVHP9YpFZBNr8
- 더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의 고기 전문점: https://maps.app.goo.gl/ThsdiEWjEToZNen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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